
1. 줄거리
영화는 거리를 걷던 모든 사람들이 일시에 허물어지듯 쓰러지면서 시작됩니다.
영화는 인간의 뇌파를 이용해 신체의 모든 활동을 공유할 수 있는 써로게이트라는 로봇이 세상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는 세계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14년 전 장애인의 활동이나 전쟁 수행을 대신하기 위해 개발 되었고, 만약 로봇이 망가져도 인간은 손상을 입지 않습니다. 그러던 것이 점차 다양한 경험이 가능하고 아름다운 외모를 가질 수 있다는 사적인 욕망 충족의 용도로까지 확대됩니다. 영화에서는 전세계인구의 98%가 써로게이트를 일상에서 활용하면서 각종 범죄와 질병이 줄었다고 보고합니다. 그러나 써로게이트를 반대하는 이들 역시 존재했고 이들을 위한 노써로게이트존도 조성됩니다. 이들이 지도자로 따르는 자이르파월이라는 사람은 그들 사이에서 예언자로 불리우며 써로게이트 금지구역에서 기계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입니다.
14년이 지난 어느 날 애무를 하던 두 명의 써로게이트가 살해(?)된 채 발견되는데 심각한 파손을 입은 써로게이트들을 보고 FBI 형사 그리어는 운영자를 찾아갑니다. 그러나 운영자까지 죽어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원래 써로게이트가 손상을 입어도 운영자는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도록 만들어졌는데 처음으로 인간 운영자가 죽은채로 발견된 것입니다. FBI는 극비리에 수사를 진행하는데 피해자의 아버지가 써로게이트 발명자인 라이오넬 캔터라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그리고 사실은 아들이 캔터 박사의 써로게이트를 사용하다가 살해당했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표적은 캔터박사였고 아들이 대신 죽게 되었던 것입니다. 젊은 써로게이트 뒤에서 실제 운영자 캔터 박사는 오열합니다. 그 사이 로봇 조사관은 보호구역 근처에서 용의자로 추정되는 자의 CCTV 화면을 발견하고 곧바로 추적이 시작됩니다.
용의자인 마일스 스트릭랜드는 궁지에 몰리자 무기를 꺼내 경찰 써로게이트들에게 발사합니다(레이저 같은 무기). 경찰과 헬기조종사 써로게이트는 눈이 파열되면서 모두 살해당하고, 그리어는 착용하고 있던 안대처럼 생긴 싱크로 기계를 재빨리 벗어 간신히 살아남습니다. 위험을 피한 후 다시 안대같은 싱크로장비를 쓰고 마일즈를 추적하지만 실패하고 그리어의 써로게이트는 결국 파괴됩니다. 그런데 운영자인 그리어 형사 역시 충격파로 피를 흘리면서 쓰러지는데 다행히 아내가 일찍 발견해 병원으로 이송됩니다.
한편 써로게이트들을 살해한 마일스에게 지도자 파월이 찾아옵니다. 파월은 무기의 출처와 사건에 대해 묻지만 용의자는 두려움에 떨며 전화로 지시를 받았을 뿐 그 이상 아는 것은 없다고 말합니다.
그 사이 병원에 있던 그리어에게 상사 스톤이 찾아와 드레드와의 협정을 어겨 정직이 되었다고 통보합니다. 정직 기간 동안 총과 써로게이트를 모두 지급받지 못하게 된 그리어는 맨몸으로 거리로 나옵니다. 그리어는 아주 오랜만에 자신이 직접 거리를 걷게 된 것인데 길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사실은 대부분 써로게이트)들과 인파속에서 마주치는 것도, 사소한 경적 소리에도 적응하지 못하고 자주 놀랍니다. 잘 적응하지 못하는 그리어를 위해 동료 형사는 사설 써로게이트 매장으로 가서 새로운 로봇을 구입해주려 하지만 그리어는 거절하고 직접 수사를 시작합니다. 그리어는 인간의 몸으로 보호구역으로 들어갑니다. 그곳에서는 문명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모여 직접 농사를 짓고, 말을 타고 이동하기도 하고, 운동을 하기도 하며 지냅니다. 그리어 형사는 이곳에서 파월을 직접 만나 위험한 무기의 존재를 묻지만 파월은 자기들에게 그런 것이 없다고 잘라 말합니다. 그러나 사실 파월은 써로게이트를 죽일 수 있는 무기를 가진 마일스를 살해하고 무기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리어는 아내가 친구들을 불러 써로게이트 전용 마약 파티를 즐기고 있는 자기의 집으로 돌아옵니다. 남편이 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마약파티라니. 남편이 방에 있는데도 아내는 다른 남자 써로게이트와 야릇한 눈빛을 주고받으며 마주 앉아 있습니다. 그리어는 결국 참지 못하고 그 남자 써로게이트를 두드려 패서 부숴버립니다. 함께 있던 친구 써로게이트들은 싸움 현장을 보고도 깔깔대며 웃기만 합니다. 게임처럼 가상의 자신이 하는 행동이라 남에게 공감하지 못하고 쾌락만을 탐닉할 뿐입니다. 그리어 형사는 로봇에게 환멸을 느끼고 써로게이트가 아닌 진짜 아내를 원한다고 호소하지만 아내는 외면해 버립니다. 젊고 아름다운 아내 역시 써로게이트일 뿐 진짜 아내는 20년은 더 늙어있습니다.
아내와 싸우고 집을 나온 그리어는 무기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사무실로 가고, 무기가 VIS와 군대 두 조직이 함께 개발한 것이지만 인간 운영자까지 사망하게 되자 전량 폐기된 것이란 사실을 알아냅니다. 그리어에 의해 하나 남은 무기가 반써로게이트 무리 손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군은 직접 개입하기로 합니다. 군은 무기를 찾기 위해 보호 구역에 무장 군인 써로게이트들을 보내고 인명을 희생시키며 지도자 파월을 찾아내 사살하지만 그 지도자가 써로게이트였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집니다. 파월의 써로게이트를 운영하고 있던 사람은 누구일까.
파월 운영자의 정체는 써로게이트를 발명한 캔트 박사였습니다. 캔트 박사는 이미 그리어의 동료 형사 제니퍼를 살해하고 그녀의 써로게이트 역시 조종하고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그리어는 제니퍼의 써로게이트와 접촉합니다. 제니퍼는 경찰이 마일스를 이유없이 놓아준 사실이 수상하다고 말하는데 그리어는 스톤을 의심하고 그를 찾아가 마일스를 직접 사주하고 무기를 준 사람이 스톤인지를 따져묻습니다. 캔터 박사를 살해하려는 목적을 가진 것이 스톤인지를 추궁하며 그를 당황시킨 그리어는 스톤의 써로게이트가 방심한 틈을 타 그것을 공격하고 칩을 꺼내 정보를 옮겨 담아가지고 도망쳐 나옵니다.
그리어의 탈출을 도와준 제니퍼형사에게 그리어는 자신이 훔쳐내온 정보를 토대로 VSI가 박사를 살해하려 한다는 자신의 추측을 설파합니다. 박사는 예언자와 한편이며 자신이 만든 써로게이트를 파괴하려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부터는 스포이니 직접 보실 분들은 패스해주세요>
사실 제니퍼의 운영자였던 캔터 박사는 스톤 형사를 무기와 연결시켜야 그를 잡을 수 있다고 말하고는 그 순간 일부러 사고를 내 그리어 형사를 해쳐서 무기와 무기에 대한 모든 정보를 빼앗아 갑니다.
간신히 살아남아 도망친 그리어는 정보부 직원에게 지원요청을 하지만 그는 이미 제니퍼에게 인질로 잡혀 있는 상태입니다. 제니퍼는 그를 인질로 잡고 스톤과 직접 대면하여 드디어 자기 정체를 밝힙니다.
그는 자기 아들의 복수를 하려 했던 것입니다. 제니퍼는 스톤을 향해 탈취한 무기를 쏘고 스톤의 써로게이트와 그의 인간 운영자는 죽음을 맞습니다.
스톤을 죽인 캔터 박사는 써로게이트 살해 무기를 중앙 컴퓨터에 연결한 후 에너지를 높입니다. 모든 써로게이트를 한 번에 파괴하려는 것입니다.
그 사이 캔터 박사의 본체를 찾기 위해 그리어 형사는 그의 집으로 잠입하고 무기를 든 캔터 박사와 마주칩니다. 그는 자신들이 실제로 살아가는 삶의 환희를 모두 잃어버렸다며 자신이 만든 것들을 전부 파괴하려 한다고 말합니다. 자신은 본래 장애인들에게 자유를 주고 평범한 삶을 살게 해주고 싶었는데 잘못된 결과를 가져왔다고 자책하며 인간은 재탄생할 것이라 말하고 독약을 삼켜 죽어버립니다.
캔터박사가 죽기 전에 중앙 컴퓨터 본체에 설정해 놓은 무기는 이미 모든 써로게이트를 대상자로 선정해 놓고 작동하고 있었는데 바이러스가 업로드 되면 운영자까지 모두 죽게 될 위기에 놓입니다. 캔터가 죽고 제니퍼 써로게이트의 운영자가 된 그리어는 정보과 요원에게 기계 작동을 중지할 방법을 묻습니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간신히 수백만 명의 운영자들은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목숨을 건집니다. 이제 써로게이트를 구할 차례. 그러나 그리어는 써로게이트가 파괴되도록 놓아둡니다.
영화 초반에 길거리에서 일시에 모든 사람들이 허물어지듯 쓰러지는 장면은 바로 써로게이트들이 일시에 파괴는 장면이었던 것입니다.
써로게이트가 모두 파괴된 세상 밖으로 잠옷을 입고 어둠 속에 처박혀 있던 사람들이 하나 둘 걸어나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리어가 집으로 돌아가 그리워했던 아내와 포옹하는 것으로 영화는 끝이 납니다.
2. 과학 기술이 제공하는 편리와 인간성 사이에서
영화는 기술이 어떻게 시작하여 어떤 위험을 가져올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써로게이트 개발자였던 캔터 박사는 자신의 원래 의도가 인간의 사소한 욕구까지 전부 채워주려 한 것이 아니라, 장애인들의 자유를 위한 것이었다고 절규합니다. 영화 초반 써로게이트로 인해 사고와 질병이 현저히 감소했던 것은 박사의 이러한 의도가 잘 구현되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문명에 중독된 인간은 점점 일상의 모든 것에 기계를 도입하여 삶을 대신 살아가게 합니다. 그로 인해 다른 사람과의 교류도 기계를 통해 대신하면서 위험한 쾌락주의적 삶에 죄의식 없이 빠져들고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 공감 능력까지 모든 것을 상실해 가게 됩니다.
우리 인간은 이와 비슷한 일들을 하나씩 겪어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쉽게 연결될 수 있었던 SNS는 이제 사람들로부터 소외감을 느끼게 하고 거리가 생기게 만듭니다. 발달된 기술은 사람들이 이전보다 더욱 더 돈을 추구하게 만들면서 인간 사이의 관용과 친밀감에도 조건이 생기게 됩니다.
영화는 기술이 가져올 편리와 더불어 병폐까지 보여주는데 단지 극적효과를 위해 설정한 극단적 상황이라고 치부할 수 만은 없는 것 같습니다. 머지 않아 이와 비슷한 일이 현실 속에서 실현될 수 있을 만큼의 기술적 진보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각심을 주는 메시지가 자주 나와야 할 것 같습니다.
3. 추천이유
영화는 앞으로 우리가 놓이게 될 상황에 대한 고찰과 경고의 의미로써도 볼만 하지만 영화 자체의 장면을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처음 브루스 윌리스가 등장하는데 많이 젊어진 모습에 호기심이 일었습니다. 알고 보니 그의 써로게이트를 표현한 것이었는데 이런 것들을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다른 써로게이트들도 어딘가 이상한 듯 자연스러운 듯한 그 절묘한 지점을 너무나 잘 포착하여 표현했습니다. 너무 AI같지도 않고 너무 인간 같지도 않은 지점을 절묘한 균형을 이루면서 유지하고 있습니다. 연기자들의 연기와 CG가 그 모든 것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긴박한 추격 장면이나, 일상적 상황을 로봇으로 표현하기 위한 CG 등 볼만한 것이 많은 영화이니 직접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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